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독서 후기
내면의 목소리를 따르라. 그리고 때로는 조용히, 이렇게 되뇌어라.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스웨덴 출신의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는 27세에 다국적 기업의 최연소 임원직을 내려놓고 태국으로 향한다.
이후 17년간 숲 속의 승려로 살며 수행과 명상을 통해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마주한 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 할 때까지 우리에게 깊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가 태국 밀림 숲 속 승려로 17년 동안 수행하면서까지 깨달은 지혜는 무엇이었을까?
1.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생각은 신념이 되고, 신념은 행동이 되며, 결국 어떠한 형태로든 결과를 만들어 내는 시발점이 된다.
그렇기에 비욘은 멘타인지 능력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은 생각일 뿐, 진실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만 하면 됩니다. (중략) ‘아, 희한한 생각이 또 떠올랐군. 괜찮아, 어차피 난 그 생각을 놓아버릴 거니까’(53p)”
“우리는 생각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 생각이 어떤 양상을 취할지도 통제하지 못하지요. 다만 어떤 생각은 더 오래 품으며 고취할 수 있고, 어떤 생각에는 최대한 작은 공간만을 내줄 수도 있습니다. 마음속에 불쑥 떠오르는 생각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믿을지 말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61p)”
따라서, 무엇보다도 나의 생각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좋지않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오래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틴 루터도 '새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건 막을 수 없지만, 머리 위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매달리면, 어떤 경험이나 배움도 우리에게 스며들 수 없게 되어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게 됩니다. 더 높은 지혜에 도달하고 싶다면, 신념과 확신을 살짝 내려놓고 우리가 실은 그다지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좀 더 익숙해져야 합니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119p)”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는 더욱 특정 신념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이 우리를 얼마나 해칠 수 있는지, 또 해로운 생각을 믿을 때 얼마나 큰 정신적 고통을 자초할 수 있는지 간과하기 쉽습니다.(124p)”
2.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순간의 지성’
따라서, 저자는 떠오르는 생각들 중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도구를 그는 ‘영감 = 지혜 = 마음의 소리 = 직관 = 순간의 지성’이라고 표현한다.
“이성이 우리의 도구함에 들어 있는 유일한 도구가 아니라는 점도 자꾸만 간과하게 됩니다. (중략)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성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식에 도달하고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다른 방식도 있습니다. 바로 영감의 순간입니다. (중략) 이를 지혜라고 부릅니다. (중략) 누군가는 그것을 마음의 소리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직관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것을 순간의 지성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84p)”
“어떤 삶을 살든 자기 안의 평화를 발견하려면 우리에게 내재한 소중한 능력을 돌보고 키워 나가야 합니다. 그러지 못할 때 우리의 관심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요란한 소리에 쏠릴 겁니다.(86p)”
나는 이것을 ‘내면의 목소리’라고 부르고 싶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나의 내면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나답게 살 수 있다.
3. 심지어 ‘옳은’ 생각조차 내려놓기
나를 객관화하고 들여다보고 난 다음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설령 그것이 ‘옳다’ 하더라도 내려놓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내려놓기는 어쩌면 제가 배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겁니다. (중략)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게 하고 외로움과 두려움을 부르는 생각들은 내려놓는 순간 힘을 잃습니다. 설사 그 생각이 ‘옳다’하더라도요. 물론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생각이 결국엔 우리에게 가장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들여다보길 바랍니다.(124p)”
돌이켜보면 스스로 '확신'했던 생각들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불행한 결과를 경험했던가?
내려놓기는 나 자신을 부인하는 극도의 절제의 과정이다.
4. 마법의 주문,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본래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살아가려는 습성이 있다.
그렇기에 본인이 생각하는 삶의 방식대로 마땅히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 다툼의 고통도 내가 선택한 것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 마음의 고통은 대부분 외부의 사건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이는, 즉 우리가 믿거나 믿지 않는 생각 때문에 일어나지요. 우리가 말리지 않는 한 그 생각은 마음껏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을 겁니다.(149p)”
저자는 태국 밀림 숲 속 사원의 아잔 자야사 스님으로부터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마법의 주문을 배우게 된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주문은 여전히 자신을 다스리는데 유효하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130p)”
5. 삶을 통제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기
이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주문은 우리가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는 욕구가 생길 때마다 적용해야 한다.
통제를 하고자 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우리 스스로를 틀에 가두게 되기 때문이다.
“저는 모든 걸 통제하려 들고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삶은 외롭고 고달프며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법인데 말이지요. 삶을 좀 더 믿고 맡겨야 했습니다. 삶에서 가장 좋았던 일들은 거의 대부분이 제 계획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지시하고 예측하려 들수록 즐거움은 사라지고 더 괴로워집니다.(175p)”
“생각과 통제력을 내려놓기, 내면을 돌아보고 경청하기, 현재에 집중하기, 정기적으로 편안하게 쉬기, 신뢰하며 살기, 이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178p)”
6.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
2018년 루게릭병(ASL, 근위축성측색경화증)으로 삶을 조만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저자는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기로 결정한다.
“넌 지금까지 잘 준비해 왔어. 아무런 후회나 미련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거야. 걱정할 필요 없어.(248p)”
“하지만 저는 질병에 분노하진 않습니다. 신이나 운명에도 분노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장수를 약속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인간은 나무에 매달린 잎사귀와 같습니다. 대부분의 잎은 시들어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버티지만, 일부는 여전히 파릇파릇한 초록빛일 때 떨어지지요.(255p)”
“이 가여운 몸은 드디어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다정한 몸이여. 싸워주어 고맙소. 싸움은 드디어 끝났습니다.(306p)”
죽음을 앞둔 그가 보여준 태도는 삶에 대한 가장 깊은 경외이자, 내려놓기의 완성이다.
결국, 삶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며, 우리는 그 흐름을 신뢰해야 한다.
7. 에필로그
이 책은 삶을 영위하게 하는 많은 본질적 욕구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하게 한다.
내가 갈망하는 것을 얻고자 무수히 통제하려고 했던 나 자신과 나의 관계들 속에서
수없이 되뇌어야 할 주문은 한마디로 간결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 생각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삶이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평화의 시작임을
비욘은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내가 틀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