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여주 강천섬 은행나무길>
▷ 위치 :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리 627
▷ 가볼만한 시기 : 10월말~11월초
▷ 함께 가볼만한 곳 : 여주 신륵사
매번 이맘때가 되면 마음이 분주해진다. 주말이 되어서야 움직임이 자유로운 직장인이기에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자칫 노랗게 물든 강천섬 은행나무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이르면 푸른 빛깔의 은행잎들이 노오란 단풍의 절정을 방해하고, 또 너무 늦으면 앙상한 은행나무 가지만 씁쓸하게 바라보다가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다. 각 지자체에서 봄 벚꽃과 가을 단풍 CCTV 도입이 시급하다. 그렇기에 온전한 단풍 은행나무를 만나는 것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어쩌면 흔하디흔한 노란 은행나무 이겠지만, 내가 거.기. 그.때.에. 있었다는 중요하다. 그러나 누가 그 절정의 때를 알겠는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한창 새벽잠이 깊이 든 아들을 흔들어 깨웠다. 호젓하게 강천섬 은행나무길을 걸으며, 그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고픈 아빠의 바람을 알까. 그래도 눈을 비벼가며 불평 없이 순수히 따라나서는 아들이 대견스럽다. 아직은 어스름한 새벽길을 한 시간여 달렸을까. 넓디넓은 여주 강천섬 주변으로 남한강에서는 물안개가 자욱 올라오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이는 은행나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활짝 웃어 손짓을 보내온다. 바삐 잔디밭을 가로질러 걸어가니 서서히 자신을 드러내는 은행나무들..... 오늘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그 광경. 때마침 오길 참 잘했다! 오늘 첫 손님을 맞이하는 듯 떨어진 은행나무 잎들이 아직은 촉촉한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샛노랗다'라는 말로는 그 색감을 모두 표현해 내기에 역부족이다. 이른 아침 갓 깨어난 아기 얼굴과도 같은 은행나무 잎들은 아침 햇살에 더욱 반짝반짝 거리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