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를 따면서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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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익어가는 열매를 보고 있노라면

손이 저절로 나아간다

하나 따서 입에 넣으면

그 달착지근한 맛이 향기와 함께

혀에 감칠맛으로 남는다

오디가 주는 즐거움은 온몸으로

화사하게 번진다

오디밭에 들리는 기회가 있었다

잘 익은 오디는 따기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지만

감내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한참이나 따 먹다 보면

천연의 색료를 가지고 논 듯

손과 입 등 곳곳에 보랏빛 도색을 한다

하지만 그 놀이는 무엇보다도 흔쾌한 기분이 되는

행복한 놀이다

오디와 함께하는 시간, 내 손이

내 생각의 범주 밖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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