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달리고 있는 시간들이다
밤꽃이 할 일을 마쳤는데
수염 같은 긴 꽃들을 떠나보내며
작은 가시 열매를 달고 있다
무성한 나뭇잎이 햇살을 받아
뜨거움에 움츠리기도 하고
그 열기를 온전히 담아내어
열매를 키우기도 한다
학교 근처의 밤나무들은 누가 가꾸지도 않는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야생의 밤나무들이 너무 많아진 요즘,
그만큼 사람들이 손이 딸린다는 뜻이리라
반도의 땅에 아이들은 자꾸 줄어들고
곳곳의 시골학교는 묻을 닫으며
학교 근처에 있는 밤나무들은
사라져 가는 싱그러운 웃음소리를 그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