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과의 만남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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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에서 시월까지

그 얼굴을 말갛게 가꾸는

꽃을 만나는 일은 내겐

큰 기꺼움이다


창과 같이 그 모양을 만들며

수줍은 듯 그 입을 오물거린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며

지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화사한 얼굴이 오래 가진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얼굴을 지운 뒤에

그 자리에 까만 씨앗을 남겨

내일의 얼굴을 기약한다

요즘 한창인 꽃 중의 하나

거리 곳곳에서, 정원에서

내가 뿌려놓은 산길에서

난 이 꽃의 말간 얼굴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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