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비우는 일

by 이성진
IMG_20220711_041618%5B1%5D.jpg



사물들이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는

하루의 출발점에 선 시간,

분주한 사람들의 발걸음을 바라보며

난 여유과 풍요의 시간을 만나고 있다

지난 많은 시간들로 주어진 보상이리라

일어서는 풀잎들의 신음 소리도 듣고

가로등이 들려주는 지난밤 이야기도 듣고

먼 길을 떠나는 차량의 설렘도 만난다

기억의 자리에 머물기도 한다

이제 가로등은 빛을 잃어간다

다가오는 햇살에 자리를 물려주고 있는 것이리라

때라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

이 시간 내가 하던 일들을 모두 내려놓고

공원의 정자에 앉아 있는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비움이라 진단한다

뒷물결은 앞의 물결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세상이 그리 분주하게 흐르는 것도

천리가 그 속에 있기 때문이리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꽃이 피어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