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지도 않은 꽃들이 달려
절지동물처럼 나뭇가지에 붙어 있더니
예쁜 가시 달린 송이가 되어
우리들의 곁으로 왔다
계절이 성큼 걸음을 옮긴 듯
성게 같은 밤송이가 만지기엔 힘들어도
보기엔 무척 즐겁다
이제 조금 있으면 만지기에도 좋을 것이리라
송이들이 석류처럼 터지고
그 속에서 탐스런 갈색 열매들이 얼굴을 내밀리라
우린 그것을 주워 그 향기에 취하면 된다
그 기반이 되는 밤나무의 밤송이
하늘 가득히 나무에 달려
바람에 가시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난 이들을 보면서 보호색처럼 그 가시의 도움을 받은
예쁜 갈색의 추억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