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의 밤을 떠올리면서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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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지도 않은 꽃들이 달려

절지동물처럼 나뭇가지에 붙어 있더니

예쁜 가시 달린 송이가 되어

우리들의 곁으로 왔다

계절이 성큼 걸음을 옮긴 듯

성게 같은 밤송이가 만지기엔 힘들어도

보기엔 무척 즐겁다

이제 조금 있으면 만지기에도 좋을 것이리라

송이들이 석류처럼 터지고

그 속에서 탐스런 갈색 열매들이 얼굴을 내밀리라

우린 그것을 주워 그 향기에 취하면 된다

그 기반이 되는 밤나무의 밤송이

하늘 가득히 나무에 달려

바람에 가시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난 이들을 보면서 보호색처럼 그 가시의 도움을 받은

예쁜 갈색의 추억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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