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간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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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도 다 가는 듯

열매들이 제 형상을 찾아가고 있다

멀리 가까이에서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땅은

풀들만 무성한, 풀잎들의 나라가 되어

묵정밭이라 이름을 얻는다

난 그런 곳에 가끔씩 들러보기를 즐긴다

풀잎들의 어감이 좋아

풀피리 소리라도 들리는 듯하여

풀잎들의 나라에 마음껏 언어의 날개를 달아 주고

놀이를 생각한다

이제 7월의 마지막, 시간을 음미해 본다

8월이라고 하면 가을을 재촉하는 시간,

곧 한 해가 어둠 속에 사라져 갈 듯

내 뇌리가 하얗게 바래져 간다

하지만 현실에 서서

7월 다운 7월이 가득히 입을 벌리고 있음을

감사하며 노래하며 찾으며

그렇게 걸어가야 하겠지 하는

가슴 밑바닥에서 솟아나는 기운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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