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대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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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포돛대 올리고 물길을 나선

백마강 노랫가락 흘러나오는

선상에 서서 언덕을 바라본다

천오백 년의 시간이 구슬프게 감긴

언덕의 한 자락에 비친

나비처럼 나부끼는 흰옷 자락

그 사이에 우암의 붉은 글씨 보인다

아마 애잔한 마음이 아니랴

누런 물길 서늘하게 선상에 안고

황포돛대는 바람을 거슬러

고란사 선착장으로 다가가고

종소리 은은하게 울리는 곳에

산성의 기력이 떨어져 있다

이제는 노년의 헛헛한 웃음이

인연의 한 자락을 가슴에 여미며

하늘에 솟은 나비들을 떠올려

황포돛대를 의지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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