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간 어디쯤 한두 사람이 들어갈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무가 있고 호수가 있고 꽃이 있고 새들이 사철 우는 이런 공간에 오막살이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리라. 봄이면 꽃들과 더불어 대화를 나누고 여름에는 산의 생명들과 더불어 숨바꼭질이라도 하고 가을이면 나뭇잎들을 끌어모아 가산 이효석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겨울이면 세상을 온통 잊고 백설의 나라에 머물러 보고 싶기도 하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남은 삶이 평안과 여유가 함께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비록 이곳에 집을 짓지는 못하지만 늘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다. 구속은 그것이 무엇이든 고통이 수반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질적인 구속이든 신체적인 구속이든 심리적인 구속이든 그 무엇이나 평안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모든 구속에서 떠날 수 있는 것이 이런 공간이리라 생각하고 수시로 이곳을 찾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런 여유와 자유가 있음에 감사하다.
오늘도 이곳 가까이를 지나면서 생각한다. 마음만 내키면 가볼 수 있음에도 감사한다. 푸른 물결이 눈에 보이고 하늘로 치솟은 나무들이 손에 집힌다. 그들과 더불어 노닐 수 있음은 여생이 주는 축복이다. 또한 건강하게 이곳에 머물 수 있음도 빛의 삶이다. 시간이 노래를 부르며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