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떠올랐는데
낮이 되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마스크를 하지 않고 밖에 나간다는 것은
말로나 가능한 일이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집에 하루 내내 있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드는 날이다
해가 분명히 떠올랐는데
아직도 밤이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옥상에 올라가 사진을 찍어 보았다
사진도 온전한 눈을 가진 것은 아닌 듯하다
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사진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내 눈이나 사진을 담은 눈이나
대동소이하다
먼 산들은 그냥 동양화가 되어 있고
그 찬란하던 푸름의 빛깔이 퇴색되어 있다
그렇게 또 하루가 흐를 듯하다
이곳의 이런 풍경이 그리울 듯해서 마음에 엮어 보았다
언어가 씨줄이 되고 이미지가 날줄이 되어
내가 있는 공간을 흑백으로 그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