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금방 흘러간다
낯선 곳에서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니는데
그 낯섦 속에서 어둠이 내리니
마음에 스산한 바람이 분다
그것은 의지로 다듬어갈 일이라 생각 되나
자연 상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겨진다
수양이 그래서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책 속에서 답을 찾아볼 때도
사람들에게 여유를 찾아볼 때도
무심 위에서 차가운 노래가 흘러다닌다
하여 자신의 모든 것들을 내어 놓고
흐르는 바람에 자신을 맡겨버리는 이들도 있는 듯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날 때도
시간은 바닷가 바위에 포말을 일으킨다
하루가 금방 흘러간다
오로지 나에겐 언어만이 위안이 되는 어둠의 거리
잊음과 찾음
견딤과 헤아림
그때도 시간은 나뭇가지 끝에 돌아다닌다
시간은 내 것이 아니며
세상 모두의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