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내리는 제주의 아침
거실에 나와 창문을 열고 비를 바라보면서
하루를 찾고 있다
비가 세차게 몰아칠 때는 문을 비집고
빗물이 세어 들기도 하는 거실,
신발들이 추위에 떨지 않을까 저어 된다
다행히 날은 포근하다
불을 피우지 않은 거실엔
겨울 동안 한 번도 깔지 않았던 자리인데
비구름이 이불이 된 양
오늘은 커피를 한 잔 놓고
빗줄기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아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오히려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비가 내리는 제주의 아침
거실문을 열어 놓고
지나는 비행기, 차 소리를 듣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세상이
빗소리와 함께 이 아침 활기가 되어
내 삶에도 은혜로 다가와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