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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Mar 18. 2024

제주 도두봉에서


햇살이 너무 고와

마음이 여름의 구름처럼 피어올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역마살이 일었다

자신을 돌아보는 가운데 떠오른 네비게이션은

제주 섬에서 가장 머리에 있는 도두 마을을 찾고

그곳에 있는 봉우리에 오르게 했다

두 마리의 목마가 등대가 되어 있는

이호테우 백사장을 바라보면서

도두 항만에 만들어 놓은 옛놀이를 하는

아이들 곁을 지나

봉우리 아래 차를 세웠다

오늘은 가장 가파른 길을 걸어 보려고

마음을 다짐하면서 가슴을 쓸었다

가슴이 요동을 치나

그런대로 견디는 것을 보면서 안온한 마음이 되었다

정상에 선 눈 앞에는

비행기가 가까이서 뜨고 있었고

아득한 수평선을 자랑하면서 푸른 바다가

하늘보다 더 선명했다

햇살과 민들레와 윤슬 그리고 한라산이

잘 그려진 정물화처럼 조화를 이루며 다가왔다

날씨가 너무 따뜻해

도두봉은 꽃들이 뭉게구름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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