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심어놓은 작물들이
지난밤 비에 젖어있다
나에겐 춥게 느껴지지만
그들은 아마 그렇지 않을 게다
오히려 왕성한 물기를 통해 싱그러운 잎들을 달지 않을까
여겨지기도 한다
사람은 자신의 상태에 따라
자신의 환경에 따라 많은 것들을 그렇게 느끼고 본다
자신이 우울하면 옆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달리 보인다
사실과 많이 다를 수가 있는데,
하니 자신을 비우는 것이 적확하게 느끼고
알아갈 수 있는 기본이 아닐까?
베란다에 봄을 지나면서 스티로폼에 흙을 담아
경작지를 만들었다
그 장치가 사람의 마음을 꾸미는 힘이 되기도 한다
밤에 내린 비가 너무 많아
온통 비에 내어놓은 그 생명들이
맑은 하늘 아래 오히려 싱그럽게 솟아 나리라?
세상을 향한 기대가 된다
이타가 되는 오롯한 성장이
넉넉한 세상이 되기를 작은 생명에서 느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