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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Jul 18. 2024

바닷바람


바람이면 다 괜찮은 줄 알았으나


바람에 바람맞은 듯한 내 삶을 만나고 있다


숲에서 부는 바람만 만나고 그 청량함에


바람이라면 마음을 내어놓고 기꺼워했던 지난날


뭍에서의 내 바람은 그랬다


이제 만나고 있는 바람은 바닷바람이다 


소금기가 묻혀 찾아온 바람은 우선은 마력이 있다


더위를 씻어준다


허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온옴이 끈적끈적한 느낌을 만나게 하는 것이


온탕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준다


아니 습기가 많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걸음은


안개의 미로를 걷는 듯하다


바람이라고 다 같은 바람이 아니다


난 지금 개성이 넘치는 바닷바람을 만나고 있다


개성은 말 그대로 개성이다


제멋에 겨운 게다


하지만 우린 주어진 것들을 사랑해야 하리라


끈적이는 몸은 샤워를 많이 하면 되리라


그 또한 즐거움이지 않으랴


그렇게 하루가 흐르고 복날도 지나가고


걸음이 자꾸 이루어지다 보면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지 싶다


그때는 어느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일지라도


청량함이 살아있을 것이리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내 마음에서는 솜사탕이 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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