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길과 빛나는 모래가 어울린 강변
나의 유년이 실타래가 되어 풀려지는 곳
하양이라는 고운 이름의 작은 도시가 가까운
내 기억의 강, 금호강이다
그곳에서 수영을 배우고
그곳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그곳에서 역사의 흐름을 만났다
내 생애의 기반이 그곳에서 형성되었고
타인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사람으로
세상에 조금이니마 도움이 되는 존재로
그렇게 살기를 가꾸었다
이제 숱한 시간을 건너와
다시 그 강변에 섰다
유년의 많은 흔적은 사라지고 없지만
마음에는 낱낱이 그 흔적이 살아
순수하고 청량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산
지금의 내가 되고 있다
그 속에 있었던 작은 돌 하나. 물 한 바가지
흙, 그 속에서 자라는 풀 하나라도
내 삶의 핏줄이 되고 있다
오늘 그 지류가 되는 낙동강 한 쪽에서
유년의 강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