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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Sep 03. 2024

몸은 바쁜데 마음은 한가하다


몸은 한가한데 마음은 바쁘다


앞에 해야 할 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일을 생각하며 흐르는 시간으로 인해


몸은 아무 하는 일이 없어도


마음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앞에 일을 두고도 마음까지 평온할 수 있음은


큰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 있다


마음은 바쁜데 몸은 한가하다


오늘의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문장이 아니랴?


오늘은 밤에 비행기를 탄다


그러기에 집을 일정 시간 비워야 한다


그것은 많은 준비를 하게 만든다


집을 정리하는 것, 문단속을 하는 것, 전기 가스를 살피는 것


가방을 간추리고 소지품을 확인하는 것


심지어 집을 비우는 동안 집에 일어날 일들을 생각해 보는 것까지


두루 움직여 본다


몸이 움직이는 것은 순간이다


하지만 마음은 오랜 시간 움직인다


오후 4시에 가방을 들고 나서야 한다


공항 리무진을 탈 것이고


비행기를 기다릴 것이다


비행기는 행선지에 밤에 도착할 것이고


내일 나는 집을 떠나 있을 것이다


비행기를 타러 움직일 때까지 


몸은 무척 한가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마음이 안 된다


괜히 그 마음을 언어에 담아보는 것밖에


마음은 바쁘고 몸은 한가하다


시간은 시침에서 분침, 그리고 초침으로 옮겨 간다


내가 마음이 그리 분주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일은 이루어져 있는데


이 하루 몸은 한가한데 마음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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