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달 남았다
11월을 마지막 보내는 날
어둠이 짙어지는 하늘을 지그시 응시하고 있다
시간이 왜 흘러가는 것일까?
시간이 흘러가더라도 모든 물상들이 변하지 않으면 될 것인데
왜 변하는 것일까?
자랄 때 아득한 과학의 나라였던 의식 속의 해인 2024년
어릴 때와 별로 다를 것도 없이
내 삶에서는 영원히 지워져 가고 있다
11월의 마지막 날이다
이렇게 한 달의 마지막 날에는 생각이 많다
계획했던 일, 행한 일, 만난 일 등이
파노라마가 되어 안전에 머문다
그들이 마음을 움직이고 발길을 끌어
한 달의 마지막 날, 이 가을의 끝자락
빙판길과 함께 찾아와 머물고 있다
변화가 많은 지상의 모든 것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더욱 그렇다
내가 머물고 있는 제주시에는
바람이 요란하게 찾아왔다가 사라진다
그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집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불빛
그것을 붙잡아 보겠다고 애쓰는 시간
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데
그 신경과 상관없이 그렇게 또 시간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