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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겨울이 왔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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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바람 소리가 날카롭게 들린다


살이 베이는 듯한 느낌으로 창밖을 응시한다


한겨울이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모양이다


가을이 온 지도 얼마지않은 듯한데


비명처럼 들리는 바람 소리가 모든 물상들을


사라지게 할 듯하다


올겨울은 아직도 첫눈이 내리지 않았고


강에는 얼음도 얼지 않았는데


바람 소리는 그 모든 것을 금방이라도 재현할 듯하다


멀리서 첫눈 소식이 전해져 온다


그 눈이 아침 출근길 교통에


상당한 지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이제 영락 없이 우린 겨울에 머물러야 할 듯하다


온몸을 얼게 하던 추위, 생의 길목에서 만났던 얼음


그런 아득한 우리들의 삶을 재생하면서


참 길었다는 마음이 된다, 그 후


이제 이 겨울도 얼마 남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얼마나 더 하얀 눈을 만날 수 있을까


명징한 뇌가 더욱 안타까움이 되는 날들을 만나며


놓아버리는 일에 몰두한다


하지만 차가운 오늘 같은 날이 되면


불빛 같은 생각들이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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