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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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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면서 보는 게 있다


늘 그곳에 그렇게 있었지만


내가 인지하지 않고 살고 있는 세상이다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게 있다


그곳에 그렇게 존재한다고 기억하지도 않고 있었던


내가 몰랐던 사람들의 세상이다



내가 어떻게 살지라도 그냥 그렇게 있고


나에게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그렇게 살고 있고


나에겐 낯선 거리와 풍경, 사물 둘이


놀랍게도 나의 길들 속에 있는 그것들과 비슷하기도 하고


내가 스쳐 지나가는데도 그들은 전혀 변색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존재하고 있고


내가 전혀 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아득한 그리움처럼 그곳에 그리 살고 있다



여행하면서 가지는 게 있다


늘 잊고 살았던 미지의 큰 세상에 대한


존재와 자각을 내 삶 속에 재생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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