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록의 일상이 길어진다
무엇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거리를 걷는 것도 바쁘게 이루어지고 있고
흐르는 시간의 속도만큼이나
내 기억의 편린도 늘어나고 있다
아무런 기억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시간들인데
세월이 내 곁에 머물다 보니
하얀 그림들도 내 눈엔 색채가 보이는 듯하다
제주의 곶자왈도 그림이 된다
제주의 오름도 그림이 된다
희한한 빛깔의 바다는 말할 것도 없다
올레길을 걷는 걸음이 만드는 이야기도
나름의 색깔을 지닌 그림이 된다
한 달을 계획한 것이 일 년의 되고
일 년이 아쉬워 3년을 그려보고자
새롭게 마음에 다짐해 본다
거처할 곳도 찾아보고 그림을 만들 자리도 품어 보고
더러는 멍하게 있을 곳도 찾고
더러는 노래할 곳도 시간에 담는다
제주의 시간들이 그렇게 흐르고 있다
제주의 풍경들이 내 마음이 되는
기억하지 않아도 될 공간들이 그렇게 또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