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수국으로 치장한 제주의 유월은
찬란한 빛들이 춤을 추는 나라다
아담하고 몽실한 자태로
온 거리를 화사하게 물들인다
안고 싶은 안기고 싶은 수국들의 거리
축연이라고 불러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가로수도, 정원의 꽃도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제주의 유월은 풍성하고 부드러운
자연의 향연이 연출된다
그 시간 그곳에 서면, 어느 누구고
분주한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된다
수국과 동행하는 일 외에는
무엇도 잊어버리게 된다
그들의 나라가 한창인 거리 중에서
어제는 제주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혼인지를 찾았다
귀한 색상이 몽글몽글 모여 노래하는 곳에
평소엔 열 명의 타인을 만나기 힘들었는데
어제는 수 백의 사람들이 꽃 사이에서 모델이 되고
화사한 얼굴들로 거닐고 있었다
아마 전설보다는 수국의 영향이리라
혼인지의 수국을 보면서
제주의 유월을 다시 향유하는 시간을 만났다
맺힌 마음들이 풀리는 자유를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