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교에서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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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가벼운 속옷도 무겁게 느끼게 하는 대구 근교의 시간


오래 머물고 있던 제주가 그리워진다


남쪽인데 오히려 바람이 싱그러움을 담고 있는 것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였던가?


열기가 솟아 나는 뭍의 흙들 사이에서


지독하게 뜨거운 바람을 만난다


가만히 머물러 있지를 못 하겠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 속에서


제주가 연인처럼 다가와 앉는다


맑은 날은 에어컨이 필요가 없었던 제주의 표선에서


감사함을 잊고 살았던 시간들이


대구 근교에 머물고 있는 지금의 시간


간절한 그리움이 되어 남는다


지금은 에어컨의 도움을 받고 있다


피부에 닿는 냉매의 기운이 별로여서


아무리 더워도 잘 켜지 않는데


3년을 비워둔 에어컨의 냉매를 집어넣었다


차가운 바람이 생활은 할 수 있게 하지만


그리 몸이 달가워하지는 않는다


뜨거움이 얇은 옷도 무게를 느끼게 하는 대구 근교의 공간


바람이 서늘했던 제주가 아름답게 다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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