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길

by 이성진


내 걸어온 길은

바람이 불었다가 꽃이 피었다가

비가 내렸다가 햇살이 비치기도 했다

이제 돌아볼 게 더 많아진 길에

주마등이 되는 숱한 기억들이 머문다

오늘 그것이 부질없는 것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메일 수밖에 없는 건

아득하게 보이는 내일이

아침이슬이 되었다가 먼지가 되었다가

시든 꽃이 되기도 하고 떠나는 철새가 되기도 하면서다

그러면서 마음에 스친 일들

오늘의 얼굴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와 내일이 비록 소중하지만

우리에겐 오늘에 의미를 심어야 한다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며 지인을 만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소리도 높이며

걸음을 나누어야 한다

내 걸어갈 길은

바람에 맡기기도 하고 시간을 붙잡기도 하면서

망각의 늪을 넘어 실존에 닿아야 한다

나는 오늘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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