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멍
바닷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데
아무 걱정 없으면서 그냥 머물고 있었다
제주에 머물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
앞에 섬도 있고 멀리 수평선도 보이는
평온과 거침이 함께 머물고 있는
시선은 초점을 잡을 필요가 없었고
묘한 기분이 살아나는 바닷가
어촌의 생활이 냄새로 확 다가오는데
바다의 이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무한히 주고 있는 곳
한계가 없는 위안이 되는 곳
그런 곳이라 마음에 다가왔다
사람들은 보말을, 게를 찾고 있었지만
난 용암석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자체가
삶의 보람이라 여겼다
바람이 그런 위로를 보듬어
시야를 더욱 깨끗하게 하고 있었다
여름이라 더위가 지치게도 하련만
바닷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난
세상을 떠나있는 듯
사람도, 바다도, 섬도 없었다
멍하니 그냥 그렇게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