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부인의 하소연
아니 푸념이라고 해야 할까
집의 남자가 화면을 보면서 기분이 좌우된다나
많은 시간 화면 앞에 앉아 있는 것도 보기 싫은데
그것으로 인해 집의 분위기까지 영향을 준다나
그렇다고 못하게 하자니 언쟁이 되고
언쟁은 서로의 비수가 되니
한 번 참아보자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 것은
집안의 분위기다
팬이라고 하면서 집착하여
꼭 삶의 동반자인 것처럼 매달리고
주변에 있는 가족들에겐 오히려 등한시한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기분 좋아 한 잔
지면 화난 얼굴로 또 한 잔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큰 아픔이 된다
남자도 그렇게 하지 않으려 노력도 할 게라
하지만 다른 붙잡고 있는 것도 없고
밖에서 시달리는 일에 위안도 얻어야 하니
부인은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화면은 노래와 경기로 가득하고
시간은 제멋대로 흘러간다
오늘 소가족 안에서
철길처럼 늘 평행선인 걸음
서러운 소리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