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래를 지나 동화 마을을 찾다가
정석 비행장 표지가 있는 녹산로로 접어들었다
가시리로 가는 길이었다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지는 코스모스의 나라
그 풍경은 경이로웠다
11km라고 하는 긴 도로, 그 길 위로
펼쳐진 대단한 꽃의 나라
꿈길처럼 다가왔다
정성과 사랑이 교차한, 쉽게 만나기 힘든
그림 속에 축복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가을을 문 앞에 둔 고운 시간들이
내 언어를 떠나 하늘로 올랐다
가시리로 향하는 신비로운 길은
그렇게 소박과 화려가 함께하고 있었다
봄에는 벚꽃과 유채꽃이 핀다고 했다
여름에는 수국을 가꾼다고 했다
이 가을의 길목에서 잠자리 날개 같은 꽃잎을 지닌
우주가 마음에 다가왔다
말이 뜻을 표현하기에 얼마나 빈약한가
새삼 깨닫고 있다
제주에 들리게 되면 계절 따라 꼭 한 번은 만나볼
소중한 거리, 녹산로
찾는 사람들에게 영혼의 벗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가시리에서 바라보는 녹산로 만남
또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인생의 여행이었다
빛나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