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가 지나고 낮이 차츰 줄어든 시간도
한 달이 넘었는데 땅이 몸살을 앓고 있는 듯
뜨거움이 가시질 않고 있다
많이 살아왔던 시간들 속에 이때쯤이면
싱그러운 바람이 불고 잠자리, 귀뚜라미 등의
정겨운 모습들, 소리들이
함께했고 기대하게 되는데
요즈음은 마음에 둘 수가 없다
한 해의 예상과 무척이나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지열의 놀라운 상황들이
미래에 대해 예측이나 기대를 할 수 없게 만든다
이젠 아침에 일어나면서 자연의 노래에 대해선
아무것도 찾지 않으려 한다
기약도 하지 않으려 한다
주어지는 대로 걸음을 옮기면서
뜨거운 바람을 그대로 인정하려 한다
해가 어느 날 갑자기 차가운 하늘을 가져다 줄지라도
그러려니 마음에 담으려 한다
낮의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는 것이 그래도
웃음기가 도는 세상을 엮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뜨거움은 뜨거움으로 즐기려 한다
하지만 지구가 아픈 것은 내 마음에도 아프게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