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에 나와있는 시간이 아련히 흘러간다
섬에서 보낸 숱한 시간이 건너가 맞닿아 있는
뭍의 풍광은 낯설고 정겹다
그때 만났던 바람도 불어오고, 그때 보이던 거리도
그대로 능소화처럼 다가온다
거리의 차량과 처음 보는 사람들이 곁에
어수선하게 머물러 있다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집 울타리에 핀 능소화는 여전한데
사람들의 표정은 확실히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다
시간이란 게 사람들에겐 가혹한 모양인지
훌쩍 지나가버린 2년의 걸음이
변화와 희미한 기억으로 머문다
오늘 뭍에서 그때에 걷던 길에서 능소화를 보았다
소담스러운 꽃들이 제주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데
내 마음이 새로운 길을 만나고 있다
그때처럼 쉽게 모든 것들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꽃잎을 하나 따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2년 후의 이 자리를 만난다
그날은 꽃잎과 내가 하나가 되길 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