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담은 이야기를 시청하다 보면
그 곡진한 흐름에 깊이 빠져들다가도
그 내용에 울고 웃다가도
진솔한 그들의 이야기가 서늘하게 뇌리에 박히는 것은
시대가 만들어낸 삶 때문이리라
타인을 통해 그림으로 형상화된 걸음도
타인의 소리를 통해 재생된 언행도
아침 이슬처럼 다가오는 것은 그 순간이 지나면
아니 그 순간 속에서도 구름을 만나는
실상 때문이리라
난 꽤 역사 이야기를 그리길 좋아한다
그 속에서는 많은 삶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가 현실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은
우리들의 미련과 착각이리라
오늘도 역사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그들의 현재와 과거가 울렁증이 되어
내 오늘에 머문다
전통은 현재를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복원되는 것이라는 내용도 자잘해지는 나의 시간
재생된 천 년의 이야기나, 오백 년의 이야기, 백 년의 이야기들
역사를 현재의 시간에 기억한다는 일은
더러는 아픔이다
더러는 아득한 심연이다
스스로의 자리에 순응과 각인의 기회를 만들고
희열과 망각의 지혜를 만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