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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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일찍 일어나 있는 주일 새벽

한 주의 끝이자 출발점에 서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다

책이 있는 방으로 옮겨 와

창문을 조금 열어 두고 앉아 있는 나의 등 뒤에서

차가운 기운이 스멀거리며 다가든다

잠바를 하나 꺼내 입는다

내 삶은 한겨울에 접어들고 있다

의식이 얼어붙는다

활자들이 모두 일어서서 강으로 걸어간다

어느 날 아이들과 산가에서 불멍을 하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한동안 비슷한 감각으로 시간이 흐른다

혼자 머물러 있는 듯한 집안

의식을 놓아버린 깨어 있는 시간이

차가워진 날씨 속에 무척이나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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