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생이고 어느 시점이고
길을 가늠할 수 있는 선은 있어야 한다
이제 와서 그 선이 자주 마음에 그림이 된다
내 제주의 삶도 이젠 하나의 표지가 세워져야 할 듯
지난 시간들도, 다가올 시간들도
눈에 비춰 드는 선이 된다
그 선의 흔적 속에서 마침표도, 물음표도
혼재하는 상태가 되고
분명한 것은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바다도, 비행기도, 비자림도, 올레길도
내 마음의 예쁜 돌담길에 쌓아두고
살아오면서 익숙한 것들과 만나야 한다
그 선을 분명히 보아야 한다
그 외에는 여분의 자리로
즐기며 웃으며 노래해야 한다
이젠 제주에 오면서 엄숙하고, 치밀하고
열정이 많았던
바람 속에서 걸어나와
그들을 그림처럼 보고
내 평안을 만나려 한다
모든 길들이 틈과 덤의 사이에 있음을
관조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