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무색한 포근한 날
쉬어라는 이름에 갇혀 하루를 칩거하고 있다
휴일의 의미를 나름으로 해석해
영육 간에 피로도를 쌓지 않기 위해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고
세상과 멀어져 가고자 하는 마음이 된다
이게 최선이 아나라고는 알고 있지만
한 주에 하루 정도는 소로의 집에 사는 듯이
지내는 것도 괜찮다는 단견으로
휴일을 칩거하고 있다
집 앞에는 집과 밭을 보살피는 제주의 방풍림이 있다
전에는 돌로 제주의 바람을 막았지만
그것이 나무에 역할을 넘긴 듯
제주엔 거창한 나무들이 많다
실과나무도 아닌 것이
집과 밭에 많은 것은 순전히 바람 때문이리라
그 나무들로 마음의 평안을 얻으며
따뜻한 햇살을 창문 너머로 만나고 있다
지난 며칠의 일기예보와는 달리
파랗다, 포근하다, 싱그럽다 등의 형용사들이
어깨를 겨누고 하루를 닦는 휴일
무심으로, 무욕으로, 자연과 함께
흐르는 시간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