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벽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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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에 살면서


기계의 도움을 받는 인터넷의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기계가 날 조롱하는 듯이 여겨질 때


프로그램이라는 괴물이 내 마음에 앙금이 될 때


삶이 피폐해지는 경험을 한다


인터넷으로 인해 멀어져 간 많은 지인들이


다시 찾아올 기회를 부여받을 수는 없고


막막한 시간들이 겹쳐 아득함이


생활의 주변에 머문다


그러면 여유가 없는 마음은 자판기만


몰매를 가한다


삭막한 기계의 시대에 살면서


이런 하루가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한 해가 됨을


눈을 감으며 바라본다


오늘 아침 프로그램 하나가 열리지 않았다


내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자판기를 두들겼다


이제는 열리고 있다


난 내가, 내 컴퓨터가 문제가 있는가 싶어


나의 문제가 아니었는데, 자책하는 시간을 지녔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우리의 공기는 엷어지는 걸까?


인터넷에 저당 잡힌 우리의 걸음이


못내 가슴 앓이가 된다


편리가 더러는 벽이 되는 현장을 지켜보면서


자각하는 슬기라는 언어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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