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물러가는데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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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물러가고 있다


시야가 맑아져 오고 있다


눈앞에서 사라졌던 먼 산들이 가까이 오고 있다


아득한 상념의 길들이 희미해지고 있다


뭔가 해야 할 듯하다


뭔가 할 수 있을 듯하다


의지로 할 일은 아주 많다


아니 안 해도 될 일들이기에 할 일이 없다


내 선택이 만들어내는 일들


시간이 가면 시작과 결과가 서로 교차하여


내 생활이 되고 있다


어둠이 시나브로 물러가고 있다


앞에 놓인 길들이 많이 보인다


어느 길을 선택하는가 문제다


무엇을 선택하든지 다른 길들은 사라진다


시간이 만들어낸 기묘한 길이다


무엇을 선택해도 된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음도 한 길이다


요즘은 바닷가보단 오름이 많이 보인다


내일 비가 온다는데, 비가 오면 길들이 희미해지는데


그 길을 오늘 찾고 싶다


하지만 동행이 없다


그것은 망설임이고 선택의 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어둠은 물러가는데,


내 길은 다시 희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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