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오늘도 바람이 많이 분다
집 앞에 있는 제주의 밭을 보호하는 높은 키의 방풍림이
서로 의지하고 입맞춤을 한다
흔들림의 기세가 심상찮다
예전에는 제주의 밭을 보호하는 일을
돌들이 한 듯한데
요즘은 높은 키의 나무들이 그 일을 한다
제주의 밭들은 거의 방풍림이 둘러싸고 있다
그 방풍림의 하나, 내가 지금 만나고 있다
바람을 느끼며 하늘에 닿은 부분을 만나고 있다
바람의 세기가 대단하다
그것은 바닷가에선 포말로 이어질 것이다
제주의 나무, 포말은 서로가
신비롭게 맞닿아 있다
나뭇가지가 많이 흔들릴수록 물결은 하얗게 부서진다
이제 그 바람이 내 곁에서도 머물고 있는 듯
비림이 세찰수록 난 옷을 많이 입고
생각이 없어진다
기억도 사라지고 기대도 희열도 줄어든다
바람이 분다
오늘도 바람이 세차게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