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적의 친구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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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마술과 같은 힘을 가졌다


기이하게 조립된 마음을 만든다


열정이 안온이 되게 하고


희미함이 뚜렷함으로 변하게 한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게 하고


나뭇가지가 아릉아릉 울게 한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막힌 호흡이 찾아올지라도


언어가 옆에 있으면


봄날의 화사함을 만나게 된다


오늘 거리에서 일렁이는 불꽃을 보았다


오늘 화면에서 피 흘리는 총탄을 보았다


가슴 한구석이 목에 무엇이 걸린 것처럼


답답하고 머리는 하얘졌다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어떤 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온몸이 신경과 더불어 심리적인 경련으로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그 서러운 불빛들이 언어에 투영되고


나에겐 고요가 찾아왔다


보상보다는 치유라 하는 게 나을까


떨림이 눈꽃으로 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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