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상 5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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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고와 바깥나들이를 했다


방한모를 쓰고 마스크를 하고


찬 가운을 온통 차단하면서 나선 길은


그래도 피부를 자극하는 한기가 느껴졌다


극지방 쪽의 사람들은 어떻게 추위와 소통하는지


궁금함이 밀려오는 나들이였다


걷기로 주변의 풍광과 함께 했다


사체를 가득히 눕힌 풀들은


한기로 명맥을 놓아버리고


기운을 온통 뿌리로 모으고 있는 듯했다


땅은 그래도 온기를 머금고 뿌리의 겨울나기를


보호하고 있는 듯했다


생명의 신비를 감추고 있는 땅이


그리 고마울 수 없는 시간이었다


나들이는 많은 기운을 나에게 가져다주었다


새로운 생각에 대한


언어의 연결에 대한


지인들과의 소통에 대한


숱한 시간들에 대한


곱고 엄숙한 노래들이었다


햇살은 그리 바람과 이웃하여


차가운 기운을 품고


내 걸음의 자양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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