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수요일2

by 이성진


20260303_104148.jpg?type=w773




세월을 살다 보면 사람들은 답답함이 많은가 보다


쾌청함, 흥겨움보다 묵직한 날이 많다


달리는 날보다 멈추어 있는 날이 많다


모든 것이 일어서는 낮보다 가라앉는 밤이 많다


오늘은 수요일, 한 주가 고비를 맞는 날이다


생존을 위해, 생활을 위해 자기를 억제해야 하는


인내를 배우는 날이다


그런 날에 비가 내린다


비는 눌린 마음을 일으키고 찌꺼기 가득한 생활을 씻어준다


청량제가 따로 없다


토닥이는 소리는 혈관을 타고 긍정을 새기며 흐른다


눈앞에 머무는 도로의 빗물은 마른 가슴을 적신다


어디에든 갈 수 있을 듯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듯하다


세월을 살아오면서 생활이 고달파진 나날 속에


문득 절친한 벗처럼 다가온 비


살아가는 맛, 살아가는 멋을 일깨우며


비상하는 새가 되는 자신을 만나게 한다




작가의 이전글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