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오후 한 때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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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조용한 오후다

창문에 갈앉는 햇살이 따뜻하다

아름다운 깃털이 날갯짓하는 듯한 느낌으로

정밀한 어울림으로 공기가 머무는

오후의 한 때다

내 정신도 한량없이 아늑하고 아득해진다

어딘가로 끌려가는 듯한 기운을 느끼며

방 안에 앉아 있다

이마를 침대 모서리에 댄다

몸이 잘 가누어지지 않지만

눈은 몸의 자리를 거부하는 듯한 자세를 보인다.

방에 쏟아지던 햇살이 외출을 나간 듯한

하늘을 바라보면서

몸을 일으켜 세워 창문에 선다

그 하늘로 무지개를 띄워 보내지만

무지개는 메아리가 되고

겨울의 느낌이 진하게 스며드는

공간에 내가 있다

따뜻함과 싸늘함이 교차되는 공간에 내가 있다

마음은 더욱 조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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