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바라보며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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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이 비가 모여 도랑이 되고 도랑이 모여 개울을 이루며

지류로 흘러 들어가 본류의 강으로 갈 게다

강은 곳곳의 많은 소식들을 담아 헤아리고 나누며

다듬고 분배해 주기도 하면서 열매를 맺게 하고

꽃이 피게 할 게다. 그 꽃이 피는 곳에 또 이야기를 만들 것이고

이별의 노래, 만남의 노래, 슬픔의 노래, 환희의 노래로 남아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기도 하고 땅에 묻히기도 하면서

더러는 씨앗이 되고 더러는 구름이 되어

흐름을 이루어 나갈 게다

지속적으로 변모하면서, 가꾸면서, 세월이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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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흐른다

많은 물들이 낱낱의 개울에서 흘러들어와 모이고 합체되어

고기가 넉넉하게 살게 하고, 수초를 키우며, 배도 띄울 게다

기어코 강을 건너는 사람을 아쉬워하며 쫓는 사람도 만날 것이고

낚시하던 태공들도 만날 것이고

보를 쌓아 자연의 흐름을 막던 사람들도 만날 게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더불어 나누며 바다로

흘러들어 갈 게다. 세상이 하나가 되는 길을 걸어갈 게다.

영원을 사모하면서 꿈을 꿀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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