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고 이들이 더욱 튼실해져 가고
논에는 황금물결이 흐르고
세상이 가득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골에는 나이 드신 분들만 남아 있는데
평소엔 그들의 얼굴에서 웃음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 주름진 얼굴에서도
이들을 볼 때는 그렇게 환하게 피어났었는데
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아름다움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도 찾아보기 힘든다
각자가 모두 제 갈 길로 갔다
더러는 청과물 시장으로
더러는 저온 창고로
더러는 포장지에 싸여 상품 진열대로
그렇게 이 마을을 떠나갔다
아니 어떤 것은 바람을 맞으면서
단맛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들의 이미지를 보고 있음에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이
세상의 변화라는 것이, 생각의 바뀜이란 것이
모두 한 가지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모두가 흘러가는 것이고, 그것을 안은 내 마음속에 그들이
어떤 형태로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열매를 보는 내 마음은 그날의 기분이 그대로다
충일, 푸근, 알참. 성과, 사랑, 그것들이 열매가 되어
내 마음에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