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를 만났다

by 이성진

밖이 추우니 방에 모기가 있다. 올해 지금까지 방에서 모기를 본 적이 없는데, 어젯밤에 보았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귀 주변에서 앵-- 그리는 거였다. 보통 잠을 자겠다는 의식을 할 때는 불을 끈다. 그래서 누운 상태에서 손을 소리 나는 쪽에 빠르게 파리를 잡듯 주먹을 쥐었다. 하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모기는 갑자기 불을 켜면 힘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가까운 아무것에나 앉는다고 했다. 나는 모기를 잡아야 하겠다는 생각에 불을 켰다. 방안이 어지러워 그런지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눈을 크게 뜨고 이리저리 살폈다. 하지만 내 빈약한 눈에 쉽게 모기가 들어와 주지 않았다. 다시 모기를 유혹하기 위해서 불을 껐다.


그러니 또 한쪽에서 '앵'하는 소리가 났다. 바로 불을 켰다. 모기가 바로 가까이 벽에 있는 게 아닌가 살금살금 다가가 빠르게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몸이 무거워 그런지, 갑자기 밝아진 속에 힘을 못해서 그런지 모기는 잡혔다. 그런데 모기가 잡힌 벽에 붉은 흔적이 조금 비치는 게 아닌가? 아! 몸의 한쪽이 간지럽더니 내 피를. 그런 생각을 했다.


빨리 휴지로 닦아 흔적을 지웠다. 아니면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곳에 흔적이 남아 있으면 얼마나 마음에 부담이 되랴 하는 생각을 한 듯하다. 다행히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그런 후엔 잘 잔 듯하다. 모기가 들어올 공간이 없는데, 방에 모기가 있다. 아마 밖에서 견디지 못하고 뚫고 들어온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데, 도심에서 이렇게 모기라니? 마음이 쓰인다.


올해 들어서 처음 보는 모기, 그 작은 생명체를 만났다. 인간을 얼마나 귀찮게 만드는지 모를 생명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이런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유익함은 전혀 없이 해만 되는 존재, 만나면 얼마나 아프랴 생각한다. 스스로 타인에게 그런 존재가 된 경우가 없는가 마음에 담아본다. 모기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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