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열리는 길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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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진을 만나면서

사진 속에 들어 있는 물상을 보거나

사람들을 보거나, 사람들의 옷을 보거나

사진 밖(外)에 있는 정갈한 눈에 의해 형성된

아름다운 배경을 보거나 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님을 우리는 안다

사진 밖(外)에 있는 눈도 있고

그 눈 뒤에 있는 배경들도 있다.

그게 보여야 사진의 진면목을 보는 게다

사진은 가을의 한 모서리다

낮 시간 하늘의 빛을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서 봄을 볼 수 있다

샘솟는 땅의 율동을 느낄 수 있다

너는 지금 내 곁에 없지만 나는 너를 느낄 수 있다

그럴 때 참된 교감이 이루어지는 게다

이제 겨울이다. 겨울은 겨울로 끝나는 게 아니다

겨울에 목련의 눈은 하늘 가운데 있고

짐승들은 땅 속에 들어가 있다

우리는 마음속에 따뜻한 씨앗 하나씩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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