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은 나뭇잎이 좋아
그 나뭇잎에서 살고자 한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나뭇잎의 울타리 안에서 있고자 한다
하지만 빗물이 나뭇잎에 흘러들고
물방울이 홀로 있을 공간이 없게 된다
물방울은 다른 빗물과 함께 어울려
개울로 냇물로 강으로 흘러간다
그 후 물방울은 자기의 색깔을 가질 수 없이
다른 물과 함께 울부짖기도 하고
속삭이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며
세상에서 자기를 지워 간다
여론이란 것이 그렇게 개인의 진실을 묻어버리는
거대한 물길을 조성한다
나뭇잎은 다정하게 속삭여 주던 물방울을 그리워하고
물방울은 추억에 잠기며 자유롭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