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일 단상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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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다

그 산에 올라가 얘기를 나누고 왔다.

모든 물상들이 색상을 잃고 자숙하고 있었다

아니 자숙이 아니라 자생하고 있었다

인내를 배우고, 성실을 만들고, 경외를 다듬고 있었다

그들과 더불어 하는 내 걸음에는

낮아짐과 흠모, 놀라움과 사랑이 익고 있었다

산은 그렇게 내 길도 안내하고 있었다.


2.

왜 힘을 가지면 그 힘을 함부로 사용하려 할까?

상생과 조화가 가장 우선적이 되어야 할 정치와 경제에

고성(高聲)과 무시(無視)만 난무하고 있음은 무슨 일인가?

서로 조금만 물러나서 생각해 보면

화평과 나눔, 인정과 보람이 함께할 수 있을 것인데

힘들을 함부로 사용하는 바람에 늘 아프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늘 아프다

물러나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놓아야 할 것인데


3.

한 해의 첫날을 맞이하고 있다

많은 생각이 없을 수 없다

그 많은 생각들 중에 다만 한 가지

내가 싫어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기 싫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하고 싶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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