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생각해 본다. 자연이 순리대로 흘러 생명의 길을 열고 있음을. 빗물이 낙엽 사이로 스며 개울로 흘러가고 개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내가 함께 흘러 강을 이룬다. 지류가 본류로 모이고 본류는 차츰 거대한 흐름이 되어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엄숙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그 자태는 온갖 나무들로 옷을 입고 도도히 흘러, 새로운 고기들을 만난다. 강물이 흘러 바다가 된다.
작은 씨앗이 바람과 곤충들의 날갯짓으로 날아 새로운 땅에 안착한다. 숱한 시간 땅속에 움츠리고 있다가 때가 이름에 싹을 틔우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그때부터는 일사천리다. 물도 바람도 햇살도 공기도 모두가 눈부신 옷을 입는 길을 연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는 꽃도 되고, 열매도 되고, 씨앗도 된다. 그렇게 한 해가 흐르면서 순환의 이치를 일깨운다. 억새는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영육을 다스리고 있는 중이다.
강물도, 나무도 모두가 순리에 거역하지 않는데 인간만이 자기의 뜻을 세운다. 이런 인간의 뜻이 얼마나 유용한 질서가 되었는지 요즘도 많이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다. 순리를 거스르는 곳에 분쟁이 있고 시련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데, 인간들은 자신의 욕심을 비우지 못한다. 그것이 기득권자들에게 훨씬 많다. 문제는 힘이 주어진 것 때문이다. 힘이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