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서면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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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나를 늘 행복하게 하는 공간이다. 이 곳에 있으면 세상의 일들이 물러간다. 조용해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깔끔해진다고도 볼 수 있겠다. 세상의 일들이 작아 보이고, 더러는 명예와 권력이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LH 사람들이 자꾸 죽는다. 그들의 괴로움이 짐작이 된다. 늘 펜을 굴리면서 힘의 우위에 서서 생활을 해왔던 사람들이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스스로도 용인할 수 없을 게다. 그러면서 다른 일들로 살아갈 동력도 잃었을 게다. 그 끝의 선택은 부질없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심정의 사람들이 산에 오르면 많은 도움을 받지 않을까 여겨진다. 마음이 넓어진다. 마음이 커진다. 보잘것없는 일에 아웅다웅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다른 좋은 길이 또 열릴 수 있을 것이리라 여겨진다.


산은 은인자중을 배우게 한다. 산은 깊은 마음이 되게 한다. 산은 스스로 자랑하지 않게 한다. 산은 내 영혼의 반려자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이 산이 좋다. 나는 이 나무들이 좋다. 심신이 고단해질 때 이곳에 들어서면 모든 잡다한 것들이 다 물러간다. 조화가 되고 중용이 되고 평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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