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능선에도 그날
깃발은 올랐으리라
지금은 풀들로 가득한 평안의 공간이지만
당시엔 눈물이 흘러넘친 공간이었으리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쫓기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음을 삼킨 곳이랴
그 피들이 저렇게 맑은 풀잎으로 피워 났음에랴
독립을 위해 흘러 다니던 얼굴
거울에 비친 그들의 얼굴이 어떠했으랴
남의 얼굴을 본 듯한 많은 시간,
아니 거울 볼 시간은 있었으랴
이제 슬픔의 눈물이 치환되어
기쁨의 눈물이 된 날
깃발은 바람에 펄럭이고
산 능선에도 하얀 웃음들이 가득했으리라